[홍영식의 정치가 뭐길래] 탄피로 민주주의를 찍다

입력 2016-04-12 14:09   수정 2016-04-12 14:32

홍영식의 정치가 뭐길래…

탄피로 민주주의를 찍다

투표 용구의 역사 살펴 보니…

탄피로 투표해 대나무, 붓대 등 거쳐 만년기표봉으로 진화



대한민국 정부 수립의 해인 1948년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 다양한 기표 도구가 사용됐다.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기표 도구는 총알 탄피, 대나무, 붓대, 플라스틱 볼펜자루를 거쳐 오늘날 만년기표봉으로 진화했다. 선거 기표용구의 시작은 M1총알 탄피였다. 경기·강원 지역에서는 1948년부터 1980년대 초까지 탄피 둥근 부분을 이용해 기표했다. 6·25 전쟁을 겪으며 탄피가 넘쳐난 것도 탄피 사용의 한 원인이었다.

다른 지방에선 붓대나 가는 대나무를 잘라 기표용구로 사용하기도 했다. 인주를 묻혀 투표용지에 찍었을 때 원형표시가 나타나는 도구면 기표가 가능했다.

전국에서 플라스틱으로 된 통일된 기표용구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985년 12대 총선부터다. 1992년 제14대 대선 때부터는 원 안에 ‘사람 인(人)’ 한자를 넣었다. 잉크가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투표용지를 접었을 때 다른 칸에 묻어 어떤 후보를 찍었는지 알 수 없는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1994년에는 ‘점 복(卜)’자로 바뀌었다. ‘인(人)’자가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삼’에 있는 ‘시옷’(ㅅ)을 떠올리게 한다는 일각의 주장을 반영했다는 설도 있다. ‘복(卜)’자는 ‘점치다’의 의미를 갖고 있다. 대칭으로 찍혔을 때 구분할 수도 있다. 무효 표를 최대한으로 줄일 수 있는 한자인 것이다.

2005년에는 인주가 필요없는 만년도장식 기표용구가 개발돼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역시 인주가 다른 칸에 묻어나 무효표 처리되는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고안된 이 기표용구로 5000번을 찍을 수 있다고 선관위 관계자는 설명했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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